도서 소개
어머니 품 같은 고향 춘천은 수많은 외침을 겪었고, 그중 6·25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비극이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오늘의 세대는 전쟁의 참혹함을 피부로 알지 못하지만, 75년 전의 체험담은 여전히 남북이 대치한 현실 속에서 깊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특히 『춘천 3일 전투』는 나라의 존망이 갈린 순간, 젊은 용사들의 피로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
소설 『생과 사』는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이 비극의 한가운데를 증언한다. 『생과 사』는 단순한 전쟁 기록이 아니다. 살아남은 자와 죽어간 자, 그리고 그들을 지켜본 소년의 시선이 교차하며 전쟁이 남긴 상흔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 기록은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경고이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며 생존과 죽음, 인간성과 비극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국전쟁의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살아남은 자와 쓰러진 자, 그 현장을 목격한 소년의 시선이 교차하며 한국전쟁의 진실을 드러낸 정승수 실화 소설 『생과 사』!
생과 사의 경계에서 마주한 전쟁, 그 참혹한 기억은 오늘 우리를 성찰하게 한다!
42년 교직과 문학의 길을 걸어온 작가 정승수, 한 소년의 눈으로 증언한 한국전쟁의 진실
어머니 품 같은 고향 춘천은 수많은 외침을 겪었고, 그중 6·25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비극이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오늘의 세대는 전쟁의 참혹함을 피부로 알지 못하지만, 75년 전의 체험담은 여전히 남북이 대치한 현실 속에서 깊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특히 『춘천 3일 전투』는 나라의 존망이 갈린 순간, 젊은 용사들의 피로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
소설 『생과 사』는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이 비극의 한가운데를 증언한다. 전쟁터는 곧 생지옥이었다. 총탄과 포성이 뒤엉킨 전장에서 수많은 청년의 팔과 다리가 잘려 나갔고, 둑 주변에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널브러진 시체들이 산처럼 쌓였다. 비에 씻겨가는 핏자국과 빠르게 썩어가는 시신들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았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장은 더욱 공포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피아(彼我)를 구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밤, 병사들은 머리카락이나 위장망으로 적과 아군을 판별해야 했다. 그 속에서 벌어진 육박전은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참상이었으며, 고지를 탈환한 후 아침 햇살 아래 드러난 시체의 산은 전쟁의 잔혹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생과 사』는 단순한 전쟁 기록이 아니다. 살아남은 자와 죽어간 자, 그리고 그들을 지켜본 소년의 시선이 교차하며 전쟁이 남긴 상흔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 기록은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경고이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며 생존과 죽음, 인간성과 비극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국전쟁의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 답답하기만 했던 가슴이 후련하게 트이는 속 시원한 장면이었다. 이리하여 적의 거만한 콧대를 꺾어버린 9중대는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중대 인사계 노재돈 일등상사는 민간인 지게로 탄약을 운반하여, 다음 판가름 싸움을 준비했다.
첫 공격에 호되게 얻어맞은 적은 잠시 후 다시 대열을 준비하여 일파만파로 고탄리 넓은 들판에 수백 명의 인민군이 벌떼로 달려들었다. 아군 병사들은 조금도 흔들이지 않고 침착하게 잘 싸웠다. 그러나 8시경에는 탄약이 바닥났다. 그리고 다치고 죽는 병사가 점점 늘어 더 이상 오래 버티기 어렵게 되었다.
아군이 열 배이면 포위하고, 다섯 배면 사방에서 공격하고, 두 배면 일반적으로 싸우고, 대등하면 적을 분산시키고, 적으면 지키고, 적보다 못하면 피해야 한다. 지금 적이 아군보다 세 배나 많다. 적보다 못하니 피해 가면서 싸워야 한다.
이 무렵 모진교를 지키던 제1 소대장 양 소위는 사라지고, 적이 모진교를 차지했다. SU-76 자주포와 야포 등 중장비가 5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뒤쪽 도로는 끊기고 적 가운데 외톨이로 남게 되었다.
국군 제2대대 수색중대는 급히 대룡산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수색 1소대 박노원 소대장도 동면 감정리 느랏재에서 구봉산 기슭으로 올라 뛰다시피 명봉 정상에 올랐다. 대룡산 8부 능선 갈둔고개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는 적을 만났다. 대룡산 정상을 먼저 차지하려고 전투가 벌어졌다.
이 고지는 대룡산에서 작전상 가장 중요한 요충지로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확보해야만 했다. 박 소대장은 두려움이 앞섰다. 그때 어머니가 어릴 때 읽어 주시던 성경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그 말씀을 믿고 기관단총을 쏘면서 적군 앞으로 돌진해 갔다.
“돌격 앞으로, 돌격!”
적은 의외로 강력한 기습을 받게 되자 우왕좌왕 허둥대다가 후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는 도망가는 적을 향해 계속 사격을 가하며 돌진했다. 그런데 등 뒤에서 박 소위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소대장님, 소대장님….”
뒤돌아보니 연락병이 총을 맞고 애타게 부르고 있다.
박 소위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승수
1937년 6월 10일생. 춘천시 봉의동 모수물골에서 자랐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동창회 부회장으로 일했으며, 서울 남부교육청 장학사, 서울 초등 교장과 교육부 장학관을 역임한 바 있다. 교직에 42년간 근무하여 국민포상 동백장을 받았다. 현재는 춘천중앙감리교회 원로장로로서 부부가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1999년 7월호 월간 《문학 21》에 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함께 살자』, 『행복』, 『겨자씨의 꿈』, 『찐빵 동생』, 『눈 속에 그 이름 묻고』가 있으며, 한글사랑문학회에서 시 본상을 받았다.1999년 월간 《한맥 문학》에 수필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는 『첫 열매』, 『동심여선』, 『꽃피는 산골』, 춘천 전설 『모진강의 예언』(춘천문화원)이 있다. 또한 서울 《청탑 수필》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2007년 8월호 월간 《순수 문학》에 소설 『황혼』으로 등단했다. 단편 소설로 『커피 향 청춘』을 발표했다. 『탐욕에 물든 성의』, 『바보 애인』, 『혈맥』은 펜문학에 발표했고, 『맛 잃은 소금』은 자유 문학에 발표했다.
목차
내 고향 봄내 여울
1. 박노원 은사님을 찾아서
2. 갑자기 온 선물 해방
3. 원한의 38선
4. 개전 첫날- 6월 25일(일)
5. 개전 둘째 날- 6월 26일(월)
6. 개전 셋째 날- 6월 27일(화)
7. 원창고개의 혈투
8. 붉은 세상으로 바뀌다
9. 강제 부역
10. 다시 찾은 태극기
11. 1·4 후퇴
12. 구걸하는 피란생활
13. 고향으로 돌아오다
14. 50년 후에 만난 김명규 대령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