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이 살아갈 시간, 즉 수명 일부를 대가로 내어놓는 하늘거래소 이야기다. 그곳에서 의뢰인을 돕는 ‘시간 동행자’가 된 ‘우식’은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한 채 동행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우식은 ‘박영진’ 의뢰인의 과거에 동행하며, 기억 조각들을 하나씩 되찾아간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하늘거래소의 시간 동행자, 그리고 자기 존재를 둘러싼 무지의 베일이 벗겨지며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선택의 기로에 선 우식은 자신을 아프게 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꿈도 없이 무의미하게 살았던 자신과 마주한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다시 만난 우식은 삶에 대한 의지를 회복하게 된다.
이 소설은 판타지적인 장치를 활용하여 시간이라는 제한된 틀 속에서 삶을 꾸려 나가려는 개인의 의지와 주체성을 응원한다. 누구나 한 번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결국 우리를 살아내게 하는 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과거의 후회나 회한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내는 의지 그 자체다. 시간을 거스르는 특별한 동행,『시간 동행자』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열심히 살아내는 우리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려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 하늘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시간 여행이 주는 특별한 메시지 =『시간 동행자』는 ‘하늘거래소’라는 독창적인 세계관 속에서, 새롭게 주어질 수명의 일부를 거래해 과거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성장소설이다. 의뢰인의 곁에서 그 시간을 함께 걸어주는 ‘동행자’ 우식은 기억을 잃은 채 첫 임무를 맡고, 한 가족의 가장 소중했던 순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작품 속 시간 여행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인물들이 힘들었던 기억을 다시 직면하고, 놓친 순간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다시 살아보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절실하게 드러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는, 하늘거래소라는 배경 장치를 설정하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시간을 되돌리는 다시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 곁에 있었던 혹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려는 힘임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은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고, 자신이 했던 선택들에 좌절하고 후회하는 순간들이 이따금 찾아온다. 그리고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우리의 삶을 망쳐놓았다고 절망하기도 한다. 『시간 동행자』는 불가피한 이별과 상실을 맞닥뜨릴지라도, 때로는 엉망진창으로 내던져진 삶처럼 보일지라도, 다시 일어나 삶을 걸어가려는 ‘의지’ 그 자체를 삶의 원동력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삶의 의미,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작품이다.

하늘거래소에 오는 손님들은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푸르스름하게 질린 얼굴에, 살점이 말라붙어 앙상한 쇠꼬챙이 같은 몸.
무엇보다도 날 미치게 하는 건 그들이 풍기는 ‘썩은 내’다.
그냥 그 표현이 딱 맞았다. 부패한 살코기 냄새.
1년쯤 지나면 내 사수처럼 나도 저 핏기 없는 존재들에게 적응할 수 있을까.
메스꺼움을 억지로 삼키고 있었지만, 젠장!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우욱.
나는 손님이 나가자마자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삶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하여 온 자들이야. 물론 죽음을 맞이한 모든 자들이 찾아오는 건 아니야.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기 전에 과거의 삶에 후회나 미련이 있는 자들이 찾아오지. 그리고 새로 얻게 될 삶에서의 수명을 담보로, 돌이키고 싶은 과거로 돌아가는 거야.”
하늘거래소의 거래 방식은 이랬다. 사수와 내가 담당하게 된 박영진이란 의뢰인처럼 마흔여덟 살에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서른 살로 돌아가고 싶다면, 새로운 삶에서의 수명에서 18년이라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생을 마감했던 시간에 똑같이 죽음을 맞이한다.
새로 태어나는 인간의 수명은 시가로 치는데, 요즘 시가는 100년이라고 했다. 즉, 박영진 아저씨는 과거의 삶을 마치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면 그땐 여든둘까지 살 수 있는 거다. 이것에 대해서 사장님이 툴툴거리며 말했던 게 언뜻 기억났다.
“요즘 인간들, 오래 살잖아. 그래서 100년으로 쳐서 계산해. 옛날에는 60년, 80년 이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지. 그래서인지 자기 새 수명을 뭉텅뭉텅 다 써버린다니까? 거래하러 오는 사람도 많아지고 말이야.”
작가 소개
지은이 : 표혜빈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이야기로 담아내고 싶어요.” 표혜빈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꿈은 아이들과 소통하며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쓰는 청소년 소설 작가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것을 글로 쓸 때 선생님은 가장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용기를, 누구에게는 위로가 될 선생님의 열정적인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선생님이 낸 책으로는 『시간 동행자』, 『클라라의 만물상점』, 『수상한 마음수리점』, 『수상한 상담실, 비밀을 부탁해』, 『학생 참여수업, 수업생동감을 만나다』 등이 있습니다.<표혜빈 선생님의 공공기관 추천도서>『클라라의 만물상점』- 한우리 독서올림피아드 필독서(5학년)- 월간 책씨앗 추천도서- 청소년출판협의회(청출협)- 학교도서관 사서협의회 추천도서『수상한 마음수리점』- 서울시교육청 통합도서관- 월간 책씨앗 추천도서- 강원도 통합교육문화관/교육도서관『수상한 상담실, 비밀을 부탁해』- 학교도서관 사서협의회 추천도서- 경상남도교육청 통합도서관
목차
1. 하늘거래소의 시간 동행자
2. 20060527 _의뢰인
3. 20070414 _시간 동행
4. 20070729 _거점 기지
5. 20080331 _만두찐빵
6. 20080622 _콩콩팥팥
7. 20090530 _트리거
8. 20100820 _어떤 결심
9. 20131107 _단월로 공원
10. 20131114 _비껴간 운명
11. 20240704 _생의 경계
12. 20131204 _남은 자들
13. 20190220 _수명 교란
14. 20240527 _전야
|에필로그|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