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2000년에 ‘젊은평론가상’을 제정한 이후 우리 비평의 현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개성적인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는 평론들에 주목해 왔다. 더불어 2011년부터는 기왕에 출판된 평론집을 대상으로 선정하던 방식을 직전 년도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평론들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젊은평론가상 자체의 현장성과 동시대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2025년 25회를 맞은 이 상은 그간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젊은 평론가들의 활동에 작지만 강렬한 응원을 보냄으로써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중요한 통로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각 문예지에 발표된 평론들 중에서 젊음의 열정과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평단에 새로운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우수한 작품들을 선정해 이렇게 『2025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을 내놓게 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평론들에는 동시대 우리 문학의 다양한 모습들과, 그에 반응하면서 우리 문학을 조명해가는 평론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이 뚜렷이 담겨 있다. 2024년도 한국문학의 새롭고 다기한 특성들을 음미해보고 역동적인 현장성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실린 평론들은 섬세한 시선과 다양한 목소리로 우리 문학이 발표되고 소통되는 현장을 점검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그렇듯 젊은평론가상의 수상작품 선정 과정은 비평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또 그에 걸맞는 비평적 성과들로 인해 치열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오랜 논의 끝에 백지은 평론가를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백지은 평론가는 2007년 《세계의 문학》 평론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문학평론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목하면서 그 모순에 침묵하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누구보다도 예민한 시선을 공유하고자 하는 그는 『독자시점』, 『건너는 걸음』 등의 평론집을 통해 우리 시대 문학의 의미를 탐색하는 비평적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평론가이다. 평론에세이로 이름 붙인 『그때 그 말들』은 이같은 그의 비평적 감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출판사 리뷰
2025년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작은 백지은 평론가의 「마음대로 사는 사람아」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2000년에 ‘젊은평론가상’을 제정한 이후 우리 비평의 현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개성적인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는 평론들에 주목해 왔다. 더불어 2011년부터는 기왕에 출판된 평론집을 대상으로 선정하던 방식을 직전 년도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평론들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젊은평론가상 자체의 현장성과 동시대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이 상은 그간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젊은 평론가들의 활동에 작지만 강렬한 응원을 보냄으로써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중요한 통로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각 문예지에 발표된 평론들 중에서 젊음의 열정과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평단에 새로운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우수한 작품들을 선정해 이렇게 『2025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을 내놓게 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평론들에는 동시대 우리 문학의 다양한 모습들과, 그에 반응하면서 우리 문학을 조명해가는 평론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이 뚜렷이 담겨 있다. 2024년도 한국문학의 새롭고 다기한 특성들을 음미해보고 역동적인 현장성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실린 평론들은 섬세한 시선과 다양한 목소리로 우리 문학이 발표되고 소통되는 현장을 점검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그렇듯 젊은평론가상의 수상작품 선정 과정은 비평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또 그에 걸맞는 비평적 성과들로 인해 치열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오랜 논의 끝에 백지은 평론가를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백지은 평론가는 2007년 《세계의 문학》 평론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문학평론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목하면서 그 모순에 침묵하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누구보다도 예민한 시선을 공유하고자 하는 그는 『독자시점』, 『건너는 걸음』 등의 평론집을 통해 우리 시대 문학의 의미를 탐색하는 비평적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평론가이다. 평론에세이로 이름 붙인 『그때 그 말들』은 이같은 그의 비평적 감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수상작으로 결정된 평문 「마음대로 사는 사람아」는 김화진의 소설집 『나주에 대하여』를 ‘마음’에 주목하면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는 글이다. 여기에서 백지은은 ‘마음’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실체적인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일종의 ‘매체’로 보고 있다. 이같은 수많은 마음들이 상호 연결되고 조절되면서 펼쳐지는 세계의 모습으로서 김화진 소설 작품의 특이성을 분석하면서, 결국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관계망에 사회적 구성물인 동시에 개인적 자율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마음’을 겹쳐두고 있다. 이는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의 비평적 감수성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그의 비평적 관점은 소설 구성적 원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함께 사회적 억압이 내면화되는 현실 속에서 소설읽기를 통한 자율성이라는 의미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의 비평적 행보와 평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비평적 성과는 우리 문학의 가치를 보다 확산시키는 한편, 평단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2025년에도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좋은 작품을 선정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백지은 평론가에게 축하를 드린다. 그가 보여준 비평 작업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의미있는 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1971년도에 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한국문학의 현장에서 문학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본 협회는 앞으로도 깊이 있고 활달한 논의를 통해 한국문학비평과 문학 전반의 생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 심사 경위
백지은 평론가는 2007년 《세계의 문학》 평론 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문학평론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목하면서 그 모순에 침묵하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누구보다도 예민한 시선을 공유하고자 하는 그는 『독자시점』, 『건너는 걸음』 등의 평론집을 통해 우리 시대 문학의 의미를 탐색하는 비평적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는 평론가이다. 평론에세이로 이름 붙인 『그때 그 말들』은 이같은 그의 비평적 감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수상작으로 결정된 평문 「마음대로 사는 사람아」는 김화진의 소설집 『나주에 대하여』를 ‘마음’에 주목하면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는 글이다. 여기에서 백지은은 ‘마음’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실체적인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일종의 ‘매체’로 보고 있다. 이같은 수많은 마음들이 상호 연결되고 조절되면서 펼쳐지는 세계의 모습으로서 김화진 소설 작품의 특이성을 분석하면서, 결국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관계망에 사회적 구성물인 동시에 개인적 자율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마음’을 겹쳐두고 있다. 이는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의 비평적 감수성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그의 비평적 관점은 소설 구성적 원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함께 사회적 억압이 내면화되는 현실 속에서 소설읽기를 통한 자율성이라는 의미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의 비평적 행보와 평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비평적 성과는 우리 문학의 가치를 보다 확산시키는 한편, 평단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2025년에도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좋은 작품을 선정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백지은 평론가에게 축하를 드린다. 그가 보여준 비평 작업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의미있는 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 ‘마음대로’ 사는 것이야말로 좀 보편적인 일인 것 같다. 누구나 마음대로 살 수 있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흘러간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내 마음을 움직이고 지키고 달래고 키우면서 내 인생으로 끌고 간다는 뜻이다. 인간을 능가하는 어떤 생물에도 기계에도 시스템에도 이 마음만큼은 깃들 수 없음을 근거로 여전히 인간 종의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면 우리는 다만 ‘마음대로’ 살아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를 위해 특별히 창조주가 내려주신 은총이라서가 아니다. 제 마음대로 자기 경험을 설계해 온 인간은 마음을 제 속에 가둔 게 아니라 제 바깥의 개체, 환경, 사물 등에 의탁하고 확장하여 더 멀리, 더 복잡하게 연결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인간의 머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또 다른 지능과 함께 처리하며 살아 보려는 쪽으로 진화의 방향이 잡힌 듯도 하다. 다만 아직 그 지능에는, 피가 돌고 숨이 차는 몸을 먼저 계산하는 생존 본능이 없으니, 오늘도 우리는 마음대로 살면 될 일이다.
- 「마음대로 사는 사람아」(백지은) 중에서
시가 되는 순간들은 무엇이며, 우리는 시를 읽고 무엇을 느끼며 시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서 ‘시적 경이’라는 개념을 제안해본다. 시적 경이는 아메드가 제시한 ‘경이’라는 개념에서 착안한 것으로, 그에 따르면 ‘경이’란 주체가 어떤 대상을 마치 처음 조우하는 것과 같은 감정을 의미한다.8 나는 ‘경이’가 시를 통한 미적 체험을 설명해줄 수 있는 개념이자 인식론적, 윤리적, 미적 차원에 두루 걸친 의미와 역량을 지닌 감정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이하에서 살펴볼 신이인, 한연희, 임유영의 시는 그러한 체험적 역량을 발휘할뿐더러 경이라는 개념을 정교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적 경이는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공회전하는 논의를 새로운 방향으로 틀 가능성을 보여주는 개념이자, 지구상의 거주 가능성이 위협당하는 동시대 현실에서 세계와 세계 내 인간·비인간 타자들과의 관계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감정적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경이의 세계, 시라는 경이」(김보경) 중에서
라캉의 주체가 ‘충족된 욕구와 불충족된 욕망’의 상태라면, 백은선의 시에서는 반대로 ‘불충족된 욕구와 충족된 욕망’의 상황에 주체가 놓여 있다. 라캉의 아이는 원하던 귤을 받았으나 이것이 사랑의 표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면, 「숨은 귤 찾기」의 이선은 원하던 귤은 받지 못했으나 확고한 사랑을 받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주지는 않지만 혹은 내가 원한 적 없는 것을 주지만, 분명한 사랑으로써 그렇게 하는 모성은 이 과잉된 사랑-희생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령 독립한 자녀에게 1인 가구로서는 도저히 감당 불가능한 분량의 반찬을 떠안기는 낯익은 엄마의 모습은 분명 자녀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압축하는 한 장면이지만, 엄마 자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포착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엄마의 음식은 가족을 먹임으로써 스스로의 쓸모를 재확인하는 주체화 작용의 일환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숨은 귤 찾기」에서 아침이 되어 눈을 뜬 이선이 심장(즉, 엄마의 사랑)을 의연히 거부하고 다시 귤을 찾을 때 ‘희생적 모성애의 주체’로의 승인을 거부당한 시의 화자는 기어이 상처받을 것이다.
- 「너를 먹이는 것이 나의 존재 방식  ̄ 돌봄의 숭고함과 모성 정체성의 결탁」(박다솜)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지은
2007년 계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독자시점』(2013), 『건너는 걸음』(2021), 『그때 그 말들』(2022)이 있고, 공저로는 『문학은 위험하다』(2019)가 있다.
지은이 : 전청림
문학평론가. 202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지은이 : 장은영
1975년 서울 출생. 201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평론집 『슬픔의 연대와 비평의 몫』(푸른사상, 2020)이 있음.
지은이 : 박동억
2016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에 당선됨. 저서 및 공저로 『오규원 시의 아이러니 수사학』 『끝없이 투명해지는 언어』 『침묵과 쟁론』 『1950년대생 비평가 연구 2』가 있음.
지은이 : 이은지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2014년 창비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문학평론가로 등단하였다. 《한겨레》 ‘2030 리스펙트’, ‘2030 잠금해제’,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웹진 ‘르몽드 문화톡톡’에 칼럼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문화, on/off 일상》(공저), 역서로는 《성인언어》가 있다.
지은이 : 최선교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을 발표하기 시작했음.
지은이 : 김보경
대학에서 미학을,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생태주의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한국문학을 연구하고 비평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쓴 책으로 『한국에서 박사하기』(공저) 등이 있다.
지은이 : 이희우
문학평론가.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2021년 《문학과사회》에 평론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이 : 박다솜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현재 한양대학교, 경희대학교 강사. 주요 관심사는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그리고 가족 담론이다.
지은이 : 하혁진
문학평론가. 제20회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고, 2022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04 2025년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취지서
수상작
10 백지은_마음대로 사는 사람아
후보작
24 김보경_경이의 세계, 시라는 경이
54 박다솜_너를 먹이는 것이 나의 존재 방식 ― 돌봄의 숭고함과 모성 정체성의 결탁
72 박동억_SF시란 무엇인가
102 이은지_문학의 (이중의) 정치 ― 문학의 민주주의에서 문학의 공화주의로
124 이희우_매력의 두 문제 ― 매력의 경제와 감성적 배움
156 장은영_부서진 신체들이 우리 앞에 떠오를 때 ― 최세라, 김사이의 노동시에 대하여
186 전청림_막과 틈의 야생 ― 젠더화된 채굴주의와 사물의 시간
218 최선교_갱신하는 말, 다시 쓰는 미래 ― 세월호참사 10주년과 새로운 시적 시도들
238 하혁진_멸망 이후의 에피파니 ― 영매가 된 주체들
268 제26회 ‘젊은평론가상’ 심사경위 및 심사평
272 작품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