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또 만나게 될 거야. 그러니 슬퍼하지 말고 행복해야 해!”
반려견을 떠나보낸 슬픔을 딛고
잃어버린 본모습을 찾아가는 찬란한 여정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좋았다면, 이 책 강력 추천! ★온라인 속에 갇혀 사는 요즘 아이들은 누군가와 소통하는 법을 점차 잊어 가고 있다. 소통의 부족은 곧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져 마음을 옥죄고, 이는 때로 우울과 불안, 자살 충동으로까지 번진다. 그렇게 네모난 교실에 틀어박힌 아이들은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서서히 시들어 간다. 마음의 짐은 성장하는 내내 무겁게 불어나지만 정작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해야 하는 시간 속에서 공감의 온기는 차갑게 식어 가기만 한다.
조영주 작가는 『넌 언제나 빛나』를 통해 SNS, 따돌림, 우울증, 자살 등 이 시대 청소년들이 마주한 현실에 깊이 공감하며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점점 위축되어 가는 빛나, 스스로 자따(자발적 왕따)로 살아가는 익현, 부유한 환경에서 자기중심적으로 자란 조빈을 통해 각각 다른 문제와 상처를 지닌 세 아이가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이 여정 속에 비형랑 신화 속 변신의 귀재 ‘길달’이 매개의 역할을 하며 결국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공감’이라는 걸 일깨운다.
『넌 언제나 빛나』는 『신화 속 주인공이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에 수록된 단편 「999번을 죽어야 귀신이 된다」를 확장한 작품으로, 조영주 작가의 장르적 색깔이 살아 있는 것은 물론, 신화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판타지, 성장이라는 장르를 넘나들며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부디 이 소설이 지금 어딘가에서 움츠리고 있는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길, 그리하여 또 다른 친구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상실, 우울, 외로움, 시기, 질투……
이 시대 청소년들이 차마 말하지 못하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어두운 감정들주인공 빛나는 몇 달 전 갑작스레 반려견 몽이를 떠나보낸 뒤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중학교 입학식 날 자기소개를 하면서도 눈물을 쏟을 만큼 시도 때도 없이 울거나, 몽이의 집 앞에 앉아 오늘 있던 일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펫로스 증후군, 즉 빛나는 반려동물이 죽은 후 보호자가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의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런 빛나에게 처음 손 내밀어 준 건 조빈이었다. 자기소개 때 우는 빛나를 보고 이상한 애 같다며 아이들이 웅성대자, 조빈은 얼른 일어나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대.”
조빈이 빛나를 위로했던 건 그저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그 후로 자신이 아닌 빛나가 중심인물이 되자, 조빈은 아이들의 환심을 산 뒤 빛나를 왕따시키기에 이른다. 그렇게 빛나는 반에서 점점 소외되는 것을 느끼며 우울감에 잠식되어 간다.
한편 차익현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자 모든 아이의 관심이 그 아이에게 쏠린다. 그런데 익현은 헤드폰을 낀 채 혼자 다니거나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조빈은 그런 익현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다음 왕따 타깃으로 삼는다.
빛나는 자신이 소외되었다고 느낀 순간 잔뜩 주눅 든 채 조빈의 눈치만 슬슬 보는 반면, 익현은 욕이 적힌 포스트잇이 등에 붙어도, 자신이 왕따인 줄 알아도 태연하다. 그런 익현의 모습을 바라보던 빛나의 머릿속에 불현듯 하나의 물음이 떠오른다.
‘어떻게 혼자 저렇게 다른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비형랑 신화 속 변신의 귀재 ‘길달’이 나타났다!
어둡고 움츠러드는 마음을 어루만져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만들어 가는 시간반려견 몽이를 떠나보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반에서 왕따까지 당하자 빛나는 점점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그러다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며 신화숲공원으로 향하는데……. 그런 빛나 앞에 운명처럼 검은 반점의 사슴이 나타난다. 빛나는 몽이가 사슴으로 환생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슴의 진짜 정체는 다름 아닌 ‘비형랑 신화’ 속 ‘길달’이었다.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비형랑 신화는 귀신이 된 진지왕과 도화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半神) ‘비형랑’이 주인공이다. 귀신을 다스리는 능력을 지닌 비형랑은 왕의 명을 받아 귀신 ‘길달’을 불러내어 인간 세상에서 살게 한다. 그러나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이 버거웠던 길달은 끝내 여우로 변해 달아나고, 결국 비형랑이 그를 붙잡아 죽였다고 전해진다. 여기까지가 전해지는 신화의 내용의 전부이고, 999번 죽어 진정한 깨달음을 얻어야만 길달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벌을 받고 살아가야 한다는 설정은 조영주 작가가 상상해낸 것이다.
소설 속의 길달은 천오백 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나무, 금개구리, 강아지, 고양이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환생하면서 인간들을 도왔으나,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는 이 없이 외롭게 지내 왔다. 그럼에도 외로움보다 더 두려웠던 건 결국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 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데 있었다.
길달은 처음으로 자신을 알아봐 주는 빛나의 곁을 지키며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와준다. 그러면서 익현과 조빈의 상처와 상황들을 알게 되면서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빛나와 익현, 조빈은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길달과의 만남을 계기로 서서히 마음 문을 연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 손을 내미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소중한지 깨닫기 시작한다.
『넌 언제나 빛나』는 빛나, 익현, 조빈이 길달을 만나며 서로의 어두운 마음을 어루만지고 함께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서로를 믿고 다시 빛날 수 있도록. 아픔 없이 성장하는 일은 없다. 어쩌면 잔뜩 움츠러든 지금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건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공감하려는 작은 용기다. 빛나, 익현, 조빈, 길달이 서로의 구원이 되어 주었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먼저 마음을 열고 주변을 돌아보기를 바란다. 이 소설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들을 딛고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만들어 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빛나는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친구들에게도 몽이의 죽음을 알리지 못했다. 친구들은 모두 몽이를 좋아했다. 잘못 이야기를 전했다가 온통 눈물바다가 될까 봐 염려스러웠다. 그런 빛나가 오늘 처음 만난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대.”
조빈이 말했다.
“이거, 우리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야. 그래서 나는 무슨 이야기든 다 공유해. 기쁜 일을 말하면 다들 신이 나니까, 또 슬퍼도 금방 괜찮아지니까. 그러니 말해 봐. 마음이 훨씬 나아질 거야.”
빛나는 조빈의 말에 바로 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신화숲공원 중앙에는 거대한 저수지가 있어서 철새들이 자주 찾아 날아들었다. 봄이 되면 저수지 뒤편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도 장관이었다. 작년에 빛나는 이곳에서 몽이와 함께 벚꽃 길을 걸었다.
‘이제 함께 벚꽃을 보지 못하겠네.’
빛나는 더 울적해졌다. 그때가 마지막이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사진이며 동영상을 많이 찍어 놓았을 거라고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