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해피 머시기데이라고?
난 지금 누굴 축하해 줄 기분이 아닌데? 엄마랑 아빠가 이혼한 것도 싫고,
이렇게 좁아터진 플라스틱 집으로 이사한 것도 싫고,
머저리 같은 애들이 득시글거리는 학교로 전학 간 것도 싫고,
엄마가 아파서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것도 싫고,
네가 생일 파티에 초대한 것도 싫거든!
어느 날 해일처럼 몰아닥친 구질구질한 현실과 맞짱을 뜨게 된
열네 살 소녀 파울리나의 이유 있는 방황과 갈등, 그리고 항변 !
푸른숲의 또 다른 주니어 브랜드 ‘라임’
세상에 첫발을 내딛다 그동안 아름답고 인간적인 책의 숲을 지향하며 따뜻하고 정직한 책을 펴내는 데 정성을 기울여 온 푸른숲에서, 이번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새 브랜드를 선보인다. 바로 초록색 오렌지, ‘라임’이다.
‘라임’은 1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청소년과 어린이, 유아 분야의 책을 성실하게 펴내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푸른숲주니어와 더불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진정성 있는 책을 펴내는 것을 목표로 2014년 1월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다.
‘라임’은 책을 골라 주는 어른들의 입장보다는 책을 실제로 읽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소통하려 한다. 학업 스트레스로 적잖이 위축돼 있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함으로써, 초등학교 시절까지 쭉 이어져 오던 독서의 영속성이 꺾임 없이 지속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아울러, 학습과 교훈의 범주에 갇히지 않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고 또 읽는 재미까지 선사해, 책 읽기도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놀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싶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쏠리고 있는 관심이 적으나마 책으로 할애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찬찬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핀 올레 하인리히와 라운 플뤼겐링의 두 번째 역작! 《해피 머시기데이》는 라임이 세상을 향해 내딛는 첫 발걸음으로,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여러 나라 말로 옮겨져 현재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2012년에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핀 올레 하인리히와 라운 플뤼겐링이 다시 뭉쳐서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누구보다 개성 강한 열네 살 소녀가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불치병 앞에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좌충우돌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주인공 파울리나의 재치 있는 입담과 섬세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감정 묘사가 돋보인다. ―독일 주간지 '디 자이트'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지는 이야기이다. 풍부한 언어유희 덕분에 채 몇 줄을 읽지 않아서 책 속으로 쏙 빨려들게 된다. 무엇보다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만화풍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인상적이다. 청소년들의 머릿속을 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어른들이 함께 읽으면 더 의미 있을 듯하다. ―스위스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전작이 어린이의 눈높이를 철저히 맞춘 작품이라면, 《해피 머시기데이》는 청소년의 머릿속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을 사는 십대 아이들의 심리와 감정 변화를 놀랄 만큼 치밀하게 재현하였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 어설프게 낀 사춘기 소녀의
어리바리 ’가족 되찾기’ 대작전 올해 열네 살인 파울리나는 동네를 주름잡는 골목대장으로, 아빠 엄마와 함께 크고 넓은 집에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 산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크고 넓은 집은 아빠가 혼자 차지하고, 파울리나는 엄마와 함께 짐을 싸서 좁디좁은 플라스틱 집으로 내쫓긴다.
“세상에, 이런 일이!” 파울리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든 게 아빠 탓이라는 생각만 들 뿐……. 아빠에 대한 분노로 복수를 다짐하던 파울리나는 천사 같은 엄마 대신 자신이 나서서 그 집을 되찾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우연히 이웃에 사는 친구 파울에게서 이 동네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파울리나의 집에도 예전에는 걷지도 서지도 못하는 할머니가 살았다는 것. 현관문 앞에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고, 집 안 곳곳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는 까닭이 따로 있었던 셈이다.
파울리나는 그 얘기를 엄마에게 털어놓으면서,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특별하게 지은 집을 온몸이 멀쩡한 자기네가 차지하고 있는 건 옳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다. 엄마는 그 얘기를 듣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플라스틱 집으로 이사 온 이유를 설명한다. 엄마가 걷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는 것! 아빠를 떠나온 이유도 자신으로 인해 가족의 행복이 부서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파울리나는 엄마의 고백을 듣고 깊은 절망에 빠진다. 자신에게 그 사실을 미리 털어놓지 않았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거세게 반항을 하지만, 결국엔 엄마가 정상인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둘만의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 그리고 세 명의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의 책임과 의무, 배려를 다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은밀하게 작전을 세운다. 파울리나의 작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해피 머시기데이》는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불치병, 낯선 동네로의 이사 등 갑작스럽게 달라진 환경에 혼란스러워하는 열네 살 소녀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도 애달프게 그리고 있다.
기존의 청소년 소설들이 어른들의 시각에서 정제된 언어로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면, 이 작품은 열네 살 소녀의 복잡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고스란히 좇아가 감정 이입의 극대화를 이룬다. 마치 십대 소녀의 머릿속을 빤히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심리 묘사가 치밀하고 탁월하다. 여기에 파울리나의 감정 변화를 맛깔나게 살려낸 만화풍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보는 재미까지 곁들이면서 공감의 폭을 확장시킨다.
“나는 청소년 보호 시설에 살아!” “그게 뭐 어때서?”
소외 계층에 대한 편견 없는 시선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낯선 동네로 이사 간 파울리나는 엄마에 대한 반감으로 친구를 사귀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어느 날, 초인종이 울리면서 학교에서 앞줄에 앉아 있던 파울이 찾아와 함께 등교하자고 한다. 서로 별말을 나누지 않은 채 나란히 걷기만 하기를 여러 날……. 파울리나는 구질구질하게 굴지 않는 파울하고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우연히 찾아간 파울의 집은 청소년 보호 시설이다. 게다가 파울이 망설임 끝에 초대한 생일 파티에 정작 친구들은 한 명도 오지 않고, 파울의 아빠와 그를 감시하는 경호원들이 참석해 있다. 파울리나의 눈에는 ‘맥도날드’에서 아주 촌스럽게 여는 생일 파티인데도, 파울은 아빠와 함께하는 그 시간을 무척 소중히 여기며 행복해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파울리나는 파울이 행복해서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파울리나의 시선에는 여느 아이들이 쉬이 갖게 마련인 편견이 하나도 섞여 있지 않다. 파울이 다른 아이와 어울리지 못해도,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살아도, 파울의 아빠가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해도 개의치 않은 채 오로지 파울과의 우정만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파울리나와 파울의 순수한 우정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깨끗이 정화시켜 주는 듯하다. 그런 뜻에서 《해피 머시기데이》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마음속 깊이 상처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햇살처럼 밝게 빛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마음이 티끌 없이 맑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스히 품어 안는 공감의 세레나데,
라임 청소년 문학!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에서는 청소년들의 섬세하고도 복잡한 내면을 잘 헤아리고 보듬어 줄 국내 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함은 물론, 외국에서 발표된 문학 작품들 중에서 우리의 정서에 부합하면서도 작품성이 빼어난 소설들을 엄선하여 부지런히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하여 청소년 시기에 이르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여러 가지 고민―즉 감정의 급격한 기복, 자기 정체성의 혼란, 세상과의 소통, 가치관의 정립, 새로운 세계에의 동경, 이성 문제―들을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풀어 나가려 한다.
목덜미에서 우유 냄새가 많이 나던 그 사람은 지금도 푸른색과 흰색이 섞인 소파와 멋진 전등 스위치가 있는 그 집에 살고 있었다. 나 없이 자기 혼자 살 거면서, 자기가 무슨 주둥이 왕국의 주둥이 왕이라도 되는 듯이 그렇게 큰 집이 필요하단 말인가!
자기 혼자 모든 걸 차지한 채, 엄마와 나를 늙은 이웃들이 득실거리는 동네로 내몰다니……. 세상에, 이보다 더 거지 같은 일이 또 있을까? 우리는 둘이고 자기는 하나인데……. 당연히 혼자인 사람이 짐을 챙겨 꺼져야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큰 소리로 투덜거리면, 엄마는 특유의 천사표 미소를 지으며 코코아를 한 잔 건넸다. 곧 모든 것에 익숙해지고 또 괜찮아질 거라고 다독이면서……. 괜찮기는 뭐가 괜찮단 말인가. 엄마가 코코아를 한 양동이 타 준대도 이건 부당하고 부당한 일이었다.
“할아버지, 엄마가 아파요.”
“안다.”
“뭐라고요? 아신다고요?”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렇게 생각했단 얘기다…….”
“어째서요?”
“걷는 게 이상하더구나. 네 아빠도 이상한 소릴 하고.”
“그 사람이겠죠.”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정정하였다.
“그 사람?”
“할아버지 아들 말이에요.”
“아하…….”
“엄마는 아주 나쁜 병에 걸렸어요. 곧 휠체어를 타야 한대요. 그리고 어쩌면…… 있잖아요…….”
“죽을지도 모르지.”
할아버지가 말하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무서워하고 있구나. 엄마가 어떻게 될지, 네가 어떻게 될지, 네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네.”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우유에 섞인 커피를 휘휘 저었다. 기적이 일어나서 세상의 모든 법칙을 바꾸어 버리고 힘든 문제를 싹 쓸어 가 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아주아주 많이 슬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