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시리즈 30권. 레즈비언 소녀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이다. 1982년 미국에서 출간 즉시 영미 문단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한때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에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동성애에 대한 열린 길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결말을 맺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작가 낸시 가든은 두 소녀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 냈다. 동성애자인 위드머 선생님과 스티븐슨 선생님의 건강하고 흔들림 없는 관계를 보여 주며, ‘동성애’냐 ‘이성애’냐의 가치 싸움보다는 어느 쪽이든 신뢰와 배려가 기반이 된 사랑을 지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제 막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들에게는 성적 소수자들을 따뜻하고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해심을 심어 줄 것이고, 동성을 사랑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동성애, ‘사랑’의 사전적 정의를 바꾸다
- 바꿀 수 없다면 견뎌야만 하는 삶,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
사 랑 「명사」
이성(異性)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X)
ㄴ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O)
지난 10월, 국립국어원이 ‘사랑’의 정의를 수정했다. ‘이성의 상대’를 ‘어떤 상대’로 바꾸어 사랑의 대상을 동성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익명의 대학생들이 사랑의 사전적 정의가 남녀 간의 관계에만 한정돼 성적 소수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개정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국립국어원이 이를 받아들여 사랑의 정의를 바꾼 즉시, 이 사건은 국민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당연한 처사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국립국어원이 동성애를 옹호하는 게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최근 동성애를 다룬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우리 사회는 동성애에 대해 점차 익숙해지고 있고, 동성애자의 인권 보호와 차별 금지를 위한 움직임도 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성적 소수자들은 여전히 숱한 편견과 불이익으로 고통받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그의 동성 연인의 공개 결혼식에 쏟아진 여론의 뭇매만 보아도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동성애를 금기시하고 혐오하는 사회 분위기는 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동성애에 대한 몰이해로 기성세대들과 다름없이 성적 소수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거나, 동성애에 대해 막연한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동성애를 침묵으로 일관하던 미국 사회를 뒤흔들어 전 국민의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 낸 소설 『내 마음의 애니』가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 온 주제인 동성애를 대담하게 다루면서 그 참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내 마음의 애니』는 주위의 성적 소수자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지침이 되어 줄 작품이다.
영미청소년문학에서 제재의 폭을 동성애까지로 넓힌 최초의 소설
- 소녀를 사랑한 소녀, 그 말할 수 없는 비밀
사립 학교의 우등생이자 학생회장인 주인공 리자는 졸업 과제를 위해 들른 미술관에서 자유분방한 소녀 애니를 만난다. 처음 만난 리자와 애니는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고, 곧 그것이 서로에 대한 사랑임을 깨닫는다. 레즈비언 소녀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 『내 마음의 애니』의 줄거리다. 1982년 미국에서 발표된 『내 마음의 애니』는 출간 즉시 영미 문단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한때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에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동성애에 대한 열린 길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결말을 맺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유수의 평론지로부터 ‘동성애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 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어느새 영미청소년문학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뛰어난 문학성을 모두 갖춘 작가로 평가받는 낸시 가든은 그녀의 대표작『내 마음의 애니』에서 두 소녀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 냈다. ‘사랑을 할 때 생물학적 성별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주인공 리자의 말은 곧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또 작가는 동성애자인 위드머 선생님과 스티븐슨 선생님의 건강하고 흔들림 없는 관계를 보여 주며, ‘동성애’냐 ‘이성애’냐의 가치 싸움보다는 어느 쪽이든 신뢰와 배려가 기반이 된 사랑을 지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내 마음의 애니』는 이제 막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들에게는 성적 소수자들을 따뜻하고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해심을 심어 줄 것이고, 동성을 사랑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
열인곱인 내 나이 또래의 소녀가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창 밖엔 페인트 칠한 무대 배경밖에 없었지만, 소녀에게선 뭔가 특별한 분위기가 풍겼다. (중략) “네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살짝 웃자 소녀도 웃었다.
내 안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 같았다.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떤 소리가 들렸다.
“아니야, 이건 옳지 않아. 너도 알잖아. 이게 잘못되고, 나쁘고, 죄악이라는 걸.”
다른 소리도 들렸다.
“어느 것도 온전히 옳고, 자연스럽고, 진실된 것은 없어!”
“너 역시 나에게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이야. 애니, 음, 뭐랑 비교를 할 수 있을까? 아무튼 내 모든 것보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애니, 난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나는 목이 아려 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말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그것이 진실이라는 걸 알았다.
작가 소개
저자 : 낸시 가든
1938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학교에서 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1982년 발표한 『내 마음의 애니』는 미국 청소년문학에서 소재의 폭을 동성애까지로 넓힌 본격적인 작품이며 동성애를 다룬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격렬한 논쟁에 휘말려 일부 학교에서 금서로 지정되고 불태워지기도 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아침 종달새』, 『우리들만의 방』 등이 있으며 공저로 『앰 아이 블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