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좀비펫 한번 키워 볼래?
무덤에서 돌아온 사고뭉치 애완동물의 습격이 시작된다!뱀파이어, 마녀, 좀비 등 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할수록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발전해 대중에 선보일 기회가 많아진다.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에 불과했던 ‘뱀파이어’가 몇 세기 만에 아름다운 청년으로 진화해 전 세계 뭇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듯, 바로 여기, 무수한 세월을 거쳐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새롭게 나타난 ‘좀비’가 있다.
바로 <좀비펫 시리즈>의 악동들이다. 이 시리즈에는 햄스터, 고양이, 강아지, 금붕어를 비롯해 아이들이 한번쯤 집에서 키워 봤을, 혹은 키우고 싶을 법한 애완동물이 차례로 등장한다. 주인공 조는 또래 남자애답게 ‘애완동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하필 아누비스 부적에 빈 죄로, 좀비펫들이 저승으로 갈 수 있게 도와야 하는 처지가 된다. 평범한 인생을 살다가 모험에 휘말리는 주인공.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의 등장. 자꾸 꼬여만 가는 사건. <좀비펫 시리즈>는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물이 지녀야 할 미덕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그중에도 가장 돋보이는 건,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는 막강한 캐릭터들의 힘이다. 사랑스러운 ‘애완동물’과 무덤에서 돌아온 시체 ‘좀비’라니!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을 작가와 화가는 능청스레 빚어낸다. 불안해지면 먹어야 하는 햄스터, 복수를 부탁하는 소심한 고양이, 절대 길들일 수 없는 정신없는 개, 부탁할 때조차 싸가지 없는 금붕어까지. 책마다 사고뭉치 좀비펫이 등장하여 이야기 속에서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며 살아 움직인다.
뚱보 햄스터, 소심한 고양이, 극성맞은 개, 까칠한 금붕어까지…
소름 끼치게 웃긴 좀비펫이 원하는 건 한 가지!!주인공 ‘조’와 또래 친구들, 가족 사이에서 실제로 벌어질 법한 사건들이 잘 포착되어 있는 덕에, <좀비펫 시리즈>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넘어 리얼리티의 힘을 얻는다. 조는 좀비펫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좀비펫과 대화하다가 사라 누나에게 ‘상상 속 친구’와 이야기한다는 놀림을 받고, 좀비펫들이 저지른 사고 때문에 교장 선생님이나 가게 매니저로부터 억울한 누명을 쓴다. 심지어 단짝 매트를 화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을 겪으면서, 좀비펫을 귀찮게만 여기던 조는 서서히 ‘좀비펫의 문제’를 들어주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저 귀여운 강아지를 갖고 싶은 열한 살짜리 꼬맹이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애완동물의 책임감 있는 주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좀비펫 시리즈>는 좀비펫이 저지르는 각종 유쾌한 사건들에 깔깔거리며 무심코 책장을 넘기지만, 다 읽은 뒤에는 ‘좀비펫’을 떠올리며 주위의 애완동물을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사랑하는 애완동물이 죽은 뒤에는 어디로 갈까?’라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질문에는 애완동물도 우리처럼 목숨을 지닌 하나의 생명체라는 인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용 소개]
조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찰리 삼촌이 선물해 준 이상한 이집트 부적에 대고 소원을 말하기 전까진 말이다. 아누비스 부적에 소원을 빈 뒤, 다짜고짜 나타난 좀비펫들은 조에게 이제 부적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데…….
1 | 뚱보 햄스터의 등장
햄스터 덤플링은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 죽는다. 조는 덤플링의 ‘해결해야 할 사안’을 해결해 덤플링이 저승으로 가도록 도울 수 있을까?
2 | 소심한 고양이의 복수
고양이 피클은 개를 피해 달아나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다. 조는 피클의 여동생에게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고양이 자매를 도울 수 있을까?
3 | 극성맞은 개의 절규
개 덱스터는 다람쥐를 쫓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다. 조는 덱스터를 진정시키고 저승으로 가도록 만들 수 있을까?
4 | 까칠한 금붕어의 협박
금붕어 피즈는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내려져 죽는다. 조는 범인을 찾아서 피즈를 저승으로 보내 버릴 수 있을까?
“야, 매트. 마지막으로 시합 한 번 더 할까?”
조가 소리쳤다.
“좋아! 저기까지 누가 빨리 가나…….”
매트가 힘차게 출발했다.
매트의 뒤를 따라 조가 막 헤엄치려 할 때, 물속에 뭔가가 휙 지나가는 게 보였다. 이어서 차갑고 끈적한 게 살에 닿았다.
조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초록빛을 띤 금붕어였다! 녀석이 조의 발가락을 빨고 있었다.
“저리 가!”
조가 뿌리치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금붕어는 놓지 않았다. 조가 잠수해 두 손으로 발을 움켜잡았다. 잡아서 떼어 놓으려 할 때에야 금붕어는 발을 놓아 주었다.
“안녕, 조. 널 찾아다녔어.”
금붕어가 입에서 초록색 물방울을 뽀글뽀글 뿜으며 말했다.
조는 너무 놀라 물을 한가득 들이마셨다. 기침에 침까지 튀기면서 물 위로 불쑥 올라왔다. 금붕어도 조를 따라왔다.
“어디 가게?”
금붕어가 비아냥댔다.
조가 스펀지를 집으려고 양동이로 손을 뻗었지만, 스펀지 대신 뭔가가 손가락 사이에서 꿈틀대는 게 느껴졌다……. 양동이 안을 들여다보았다.
“피즈, 네가 세탁기를 망가뜨렸지?”
“그랬을지도. 기억은 안 나지만.”
조는 양동이를 바닥에 쿵 내려놓았다. 그런 다음, 옆에 쪼그려 앉았다.
“네가 대체 뭔데? 물고기계의 대부라도 되냐!”
“허! 내 요구를 들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걸. 말했잖아, 네가 돕기 전까지 난 저승에 못 가!”
“하지만 어쩌라고? 내가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 건데?”
“누가 날 죽였는지 찾아내.”
“몇 번이나 말했잖아! 다른 물고기가 널 잡아먹었다고.”
“아니! 어떤 물고기가 감히 그러려고.”
피즈는 잠시 양동이 속을 이리저리 헤엄쳤다.
“내가 수조의 대장이었다고. 가장 힘센 물고기였는데! 감히 날 잡아먹을 순 없지.”
“음, 댄 형이 먹이 주는 걸 잊어서 물고기들이 배고팠을 수도 있지.”
조가 말했다.
“책에서 읽었는데, 그런 경우도 있대!”
“난 아니야! 그런 일은 없었어!”
피즈가 쏘아붙였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