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청소년 심사위원 100명의 선택!
2023 제3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지구에 남겨진 외계인 아기 ’보보‘
낯선 친구의 집으로 향하는 아름답고 다정한 SF 읽는 내내 우리는 과연 누구의 친구가 될 수 있는가, 친구가 된다는 것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 방식이 부드러우면서도 밀도 있다.
-「심사평 중에서」 김지은(아동청소년 문학평론가), 이현(동화작가)
흔한 외계인 소설의 클리셰를 뒤튼, 정말 흥미로운 책
-운중중학교 2학년 김태림
다정하면서도 휘몰아치는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글에 빨려 들어갔다.
-매원고등학교 1학년 이세영
우리의 고민과 간간이 맞이하는 실패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보보가 이 책을 통해 말해 주었다. -장당중학교 3학년 위수연
전국의 중고등학생 청소년 100명이 직접 뽑은 문학상, 제3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최정원의 소설 『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길 잃은 외계인 아기의 집을 찾아 주기 위해 나선 원호와 나래의 하루 간의 모험을 담은 소설이다. 단순한 선의에서 시작된 일이 ‘무지개’라 불리는 외계인 종족의 이주를 돕는 비밀스러운 임무로 바뀌는 사이, 실력에 비해 꿈이 거창하다는 이유로 ‘껍데기만 멀쩡한 레알 찐 또라이’라 불리는 원호와 너무 느리고 더디다는 이유로 외계인 취급을 받던 나래는 일상을 뒤흔드는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한순간에 보호자가 된 아이들이 보보라는 지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외계 아기의 무해한 시선을 통해 자기 자신과 깊이 마주하게 되고, 그 여정을 함께하는 친구를 응원하게 되는 과정이 단단하고 섬세한 묘사와 유머가 깃든 문장으로 펼쳐진다. 또한 다른 행성에서 온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낯선 이웃과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과 치환되며 지구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으로 제3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을 수상한 바 있는 최정원의 신작이기도 하다.
본심에 오른 두 작품의 치열한 경합에서 틴 스토리킹 청소년 심사위원은 “아름다움” “희망” “치유” “다정함”을 이유로 이 작품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를테면 지구 침공이나 엄청난 과학기술이 존재하는 미래 세계 등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를 떠올리면 쉽게 연상되는 같은 거창한 소재 하나 없이 이 소설은 아름다운 성장이 담긴 SF를 선보인다. 같은 반이지만 서로 말 한마디 섞어 본 적 없던 원호와 나래가 ‘길 잃은 아기를 집으로 데려다준다’는 인간적인 선의로 뭉쳐 계획에 없던 모험과 선택을 감행하고, 마음의 허들을 뛰어넘는 과정은 ‘친구의 집으로’ 그리고 ‘나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 대한 깊은 질문을 담은 여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가끔은 제 속도에 의문을 품고, 길을 잃어버리고 마는 우리에게 ‘느려도 늦어도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는 친밀하고 다정한 온기를 전한다.
강하고 용감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영웅들의 이야기도 좋지만 그것은 ‘그들’의 영웅담이고, 결국 가까운 ‘우리들’의 이야기에 내 손을 잡아 주는 순간의 특별한 온기가 있다고 믿는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 길을 걷다 무지개를 만날 확률은?
“처음엔 그냥, 아이를 하나 발견한 것뿐이었다.” 드디어 오늘, 원호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이 작사 작곡한 천재적인 노래를 녹음할 계획이다. 구독자 수 7명에, 그중 두 명은 부모님. 모두에게 비웃음을 받아 왔지만, 오늘 완성할 이 곡으로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천재성이 드디어 입증될 것이 분명하다. 원호는 그렇게 확신하며 기분 좋게 학교를 나섰다.
나래는 학원에 시간 맞춰 갈 생각으로 마음속이 복잡하다. 계획에 없던 보충수업, 하지 못한 학원 숙제, 이번에도 성적이 떨어지면 엄마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아니다, 이번에도 엄마가 늘 말하듯 생각이 너무 많고 느려 터진 자신이 문제다. 교문에 선 아이들과 늘 그러듯 먼 거리를 유지한 채, 나래는 발걸음 무겁게 학교를 나섰다.
그런 두 아이는 무지갯빛 눈동자를 지닌 아기를 발견한다. 이름은 보보, 나이는 지구 보정으로 만 1세, 종족 명은 KMSRX-3. 아기의 이름표에 적힌 주소와 메시지를 확인한 나래와 원호는 인간적인 선의로 아기를 주민센터에 데려다주기로 한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주인 잃은 곰 인형을 분실물센터에 들고 가는 일” 정도로 시작한 일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질 줄은.
◆ 행복을 위해 도망치는 종족
vs.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평화를 깨야만 하는 사람들
“저희 종족은 언제나 행복을 위해 도망쳐야 한답니다. 저희는 그래서, ‘무지개’죠.” 5년 전, 이른바 <대방문의 날>이라고 교과서에 기록된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일어났다. 모행성의 기상이변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지구에 ‘이민 요청’을 해 온 것이다. 그들이 지닌 과학기술이 지구에 이로울 것이라 판단한 지구인들은 그들을 나누어 이주민으로 받아들였고, 우리나라도 ‘미래 아파트’를 그들의 거주지로 내어 주었다.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지고, 외계어 사전이 서점 매대를 한가득 차지할 만큼 그들의 이주는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인간의 모습을 모사하며 그들만의 담장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외계인들 덕분인지 대중의 관심은 금세 시들해진다. 그러나 지구를 마지막 종착지로 여기고 싶은 이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비웃듯, 개인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BJ 찡가는 그들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자 미래 아파트에 사는 이주민들을 막무가내로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민다.
무지개 종족이 가졌다는 빛의 놀라운 힘. 그리고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엄청난 값어치의 보석. 그 비밀을 파헤치고자 찡가가 이를 악문 계획을 세운 가운데, 그의 카메라 앵글에 무지개 아기를 안고 도망가는 두 명의 중학생이 불쑥 잡힌다.
◆ 분명히, 이런 우리를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그것이 그들의 속도였다. 그들의 리듬이었다.” 음정, 박자 하나도 맞지 않는 지독한 음치이지만 학교 축제에서 자작곡을 자신감 넘치게 부르는 원호는 사람들의 눈에 타인의 시선 따위 상관하지 않는 뻔뻔한 아이로 비친다. 그리고 나래는 학교에서 규칙에 따라 교복 차림 하나 흐트러짐 없고 아이들과는 말 한번 섞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는 보기에 좀 ‘짜증 나는’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다. 원호와 나래도 서로를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기다란 기차의 머리와 꼬리처럼 서로 결코 만날 일 없는 존재로 서로를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둘은 보보라는 존재를 함께 지켜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나누며 알려진 것과는 다른 서로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원호의 뻔뻔한 자신감은 소심한 나래를 이끌어 주는 다정함으로, 생각 많고 느린 나래의 성격은 그들의 모험을 신중한 방향으로 이끈다.
길을 걷다 무지개 종족의 아기를 만날 확률만큼이나 서로를 알아 갈 일이 없었던 나래와 원호가 뜻밖의 여정에서 서로의 내면을 알아가고 서로를 응원하게 되는 과정은 무지개 종족의 빛만큼이나 아름답다. 걸음의 속도엔 정답이 없다는 것, 때로는 실수하고 실패하고 제 발에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러한 모습일지라도 우리 각자는 존재할 이유가 충분한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 소설이 전하는 진실하고 다정한 메시지다.
● 청소년 심사위원단의 심사평 중에서 외계인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가져오는 스릴과 코끝이 찡해 오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과천문원중학교 1학년 김여진
흔한 외계인 소설의 클리셰를 뒤튼,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다.
-운중중학교 2학년 김태림
‘작고 동그랗고 말랑한’ 무지개 아기의 지구를 좋아하는 시선으로 바라본 상황은 너무 아름다웠다. 또 나래의 말도 인상 깊었다. ‘고마워, 우리를 좋아해 줘서. 나도, 나도 좋아하려고 해 볼게. 노력할게.’라는 말에서 기쁨으로 눈이 빛나는 나래가 느껴졌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인천성리중학교 2학년 김소현
이 책을 집어 든 순간부터 완독할 때까지, 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 뛰어난 상상력, 개성 있는 인물들이 모두 합쳐져 흡인력 강한 이 책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유쾌하면서도 때론 울게 만드는 이 매력 넘치는 책을 어서 다른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신천중학교 2학년 김희서
인종 차별, 젠더 갈등 등… 끊임없이 갈라지고 다투고 차별하는 사회에서 주인공인 나래와 원호는 한 줄기 빛처럼 무지개인 보보를 보호한다. 버거울 수 있는 ‘차별’이라는 소재를 순수한 주인공들의 성장과 함께 녹여 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보은고등학교 1학년 박규민
다름을 이해하기보다는 구별하려 드는 사회에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명의 아이들은 ‘차이’가 공생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의 마음이 틀린 것이다.
-이현중학교 3학년 박지혜
우리의 고민과 간간이 맞이하는 실패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보보가 이 책을 통해 말해 주었다.
-장당중학교 3학년 위수연
다정하면서도 휘몰아치는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글에 빨려 들어갔다. 마음속에 스며 번져 나가는 생생함과 따뜻함이 좋았다.
-매원고등학교 1학년 이세영
책을 읽으며 나는 원호와 나래, 보보를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서툴게나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그들을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을까.
-상암중학교 2학년 이수빈
나래의 목소리가 또렷해져 가는 과정과, 보보의 귀환이 마치 하나의 사실적 환상처럼 다가왔다. 마치 ‘틀린 것’처럼 느껴지는 ‘다른 점’. 그런 다른 점이 관점을 조금만 달리하면 그 사람을 사랑할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걸, 나래와 원호의 모습에 대입해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듯하다. 또 한편으론 몰랐던 내 흉터가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수내중학교 2학년 이은율
같은 세계에 살지만 가끔씩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두 명의 청소년들을 통해 외롭지만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왕중학교 2학년 임태린
아무리 느려도, 늦어도 분명히 우리를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존재할 테니, 천천히 그러나 부지런하게 우리만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가면 된다고. 우리에게는 그럴 용기가 있다는 메시지를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으로 전해 주어 좋았다.
-우석중학교 3학년 정예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