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청소년문학의 오랜 얼굴이자 독보적 존재인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소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이 출간되었다. 깨지고 아파하고 흔들리면서도 자기 앞의 생과 마주한 청춘들을 위한 찬가로, 2013년에 출간된 소설의 개정판이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같은 기숙 고등학교에 온 두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삶의 모든 순간들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우연들을 연결하는 것은 선택이며, 이 선택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이 책의 주인공 석주와 지오도 우연히 떠난 자전거 여행 이후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고, 전혀 다른 삶의 방향으로 각자 나아간다.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지오와 석주의 5년 동안의 여정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세계도 폭넓게 해 줄 것이다. 청소년의 삶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까지 다룸으로써 책에서 말하고 있는 “그동안 살아온 세상의 경계를 넘는 일”을 좀 더 확장된 시간과 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지오의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석주의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진행되다가 둘이 만나자 비로소 현재의 시점으로 모아진다. 이같이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으로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작품에 깊이를 더해 준다. 뿐만 아니라 밋밋한 구조를 벗어나 입체적인 플롯을 꾀해, 납작하지 않은 공감과 감동 또한 선사한다.
출판사 리뷰
우연으로 시작해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빛나는 인생’에 대하여
“이른 봄, 얼음 녹을 때 냇가에 가 본 적 있어?”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어.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 얼음장이 곧추설 때야. 그때 햇빛이 반사돼 빛나는 건데 그 빛이 얼마나 찬란하지 몰라.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내려면, 우선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해.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거야. 사는 게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면 그제야 진면목을 알 수 있지.
‘이금이 청소년문학’ 시리즈, 개정판 열 권을 매듭짓다
-자기 앞의 생과 마주한 청춘들을 위한 찬가
청소년문학의 오랜 얼굴이자 독보적 존재인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소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이 출간되었다. 깨지고 아파하고 흔들리면서도 자기 앞의 생과 마주한 청춘들을 위한 찬가로, 2013년에 출간된 소설의 개정판이다. 이로써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청소년소설의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열 권으로 완간된 ‘이금이 청소년문학’은 청소년들의 ‘지금과 여기’를 살피고, 꿈과 미래를 힘껏 응원하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이다. 『유진과 유진』을 시작으로,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 등 어린이·청소년·어른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들을 새로이 다듬고 갈무리하여 펴냈다. 이 개정 및 시리즈화는 단순히 책의 옷을 갈아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인권·다양성·젠더 감수성 등을 살피고 공들여 손보는 일이기에 더욱 뜻깊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시리즈 마지막 책인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는 소설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풍경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작품이다. 지오와 석주 그리고 은설, 이 세 인물 앞에 펼쳐진 인생길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하길 바란다.
우연으로 시작해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빛나는 순간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같은 기숙 고등학교에 온 두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삶의 모든 순간들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우연들을 연결하는 것은 선택이며, 이 선택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이 책의 주인공 석주와 지오도 우연히 떠난 자전거 여행 이후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고, 전혀 다른 삶의 방향으로 각자 나아간다.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지오와 석주의 5년 동안의 여정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세계도 폭넓게 해 줄 것이다. 청소년의 삶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까지 다룸으로써 책에서 말하고 있는 “그동안 살아온 세상의 경계를 넘는 일”을 좀 더 확장된 시간과 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지오의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석주의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진행되다가 둘이 만나자 비로소 현재의 시점으로 모아진다. 이같이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으로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작품에 깊이를 더해 준다. 뿐만 아니라 밋밋한 구조를 벗어나 입체적인 플롯을 꾀해, 납작하지 않은 공감과 감동 또한 선사한다.
깨지고 흔들리면서 얼음의 때를 건너고 있는 청춘들은, 햇빛이 비추는 어느 시간 속으로 자신을 데려다 놓는 때가 곧 올 것이다. 그때 석주와 지오 그리고 은설처럼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자기 발로 페달을 밟고 달려온 거리와 시간
이 작품의 서사 곳곳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는 은유와 상징의 장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게다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큰 서사와 이 서사를 뒷받침해 주는 작은 서사의 연결 또한 유기적이어서 축소된 이야기로써의 기능 또한 충실히 해 주고 있다.
지오와 석주가 우연히 떠난 자전거 여행에서 둘은 큰길보다는 그 길에서 갈라져 나간 작은 길로 달린다. 그리고 처음으로 부모의 날개 아래에서 벗어난 석주는 “자신의 발로 페달을 밟아 달려온 거리와 시간에 대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 이처럼 ‘큰길’이 아닌 ‘작은 길’이나 스스로 페달을 밟은 시간과 거리에 대한 묘사 등은 앞으로 석주의 삶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인물의 심리묘사, 서사의 근거에도 영향을 준다. 게다가 자전거는 누군가 대신 운전해 주거나 혹은 끌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구르는 힘으로만 갈 수 있는 탈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석주와 지오의 ‘자전거 여행’은 서사로써의 의미뿐만 아니라, ‘자전거’라는 속성으로써의 의미도 함께 부여돼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지오가 석주를 만나러 가기 위해 탄 기차에서 지오는, 자신의 삶에서처럼 제자리에 앉지 못하고 계속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 다닌다. 이 역시 축소된 작은 이야기가 지오의 현재 삶을 더욱 잘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린아이인 서은이를 나무에 빗댄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나무에게 필요한 ‘이때’를 놓쳐 버리면 사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어린 서은이도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해줘야 잘 자랄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래야 자기 몸에 맞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 테니까. 이건 비단 서은이 이야기만은 아니다. 석주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기 발로 페달을 밟기 위해 분투한 시간과 거리에 대한 묘사를 서사 곳곳에 배치한 이 작품은, 문학이 갖는 의미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아주 잘 보여 주고 있다.
여름이 온 듯 아침부터 더웠다. 지오는 등에 멘 기타 때문에 겉옷을 하나 더 입은 느낌이었다.
아버지에게 현재의 지오는 루저였다. 아버지의 생각을 바꿀 방법은 고시에 합격하는 길뿐인데 지오에게는 우주 비행사로 뽑혀 달에 다녀오는 것만큼이나 가망 없는 일이었다. 아버지와 지오 사이에도 지구와 달 사이만큼이나 거리가 생겼다.
그들은 큰길보다는 그 길에서 갈라져 나간 작은 길들을 달렸다. 급할 것도 목적지도 없었으므로 달리다 경치가 좋거나 쉴 만한 장소가 보이면 주저 없이 자전거를 멈췄다. 석주는 자신이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 해가 기울자 날씨가 선선해졌다. 석주는 자신의 발로 페달을 밟아 달려온 거리와 시간에 대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금이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 1962년 충북 청원군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유년기부터 이야기꾼 할머니와 라디오 연속극, 만화책 등과 함께하며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작가 되기를 꿈꿨다. “내가 어린이문학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린이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라고 말할 만큼 아이들의 이야기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는 1984년에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문학상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그 뒤 작가는 1990년대와 2000년대로 이어진 우리 어린이문학의 폭발적 성장과 청소년문학의 태동 및 확장을 이끈 작품을 펴내며 독자와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어린 독자들의 오랜 요청으로 후속작이 거듭 나온 동화 ‘밤티 마을’ 3부작, 우리 어린이문학의 문학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장편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 ‘지금 여기’의 청소년이 품은 상처와 공명한 이야기로 청소년문학의 출발점이 된 『유진과 유진』 등이 어린이, 청소년, 어른 모두의 큰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동화 『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내 마음대로 안 돼요』 『망나니 공주처럼』 『하룻밤』, 장편동화 『차대기를 찾습니다』 『도들마루의 깨비』, 동화집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금단 현상』 『영구랑 흑구랑』, 장편 청소년소설 『거인의 땅에서, 우리』 『알로하, 나의 엄마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청소년소설집 『청춘기담』 『벼랑』, 창작방법론 『동화 창작 교실』 등이 독자 곁에 있다.그동안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 1987년 계몽사아동문학상, 2007년 소천아동문학상, 2012년 윤석중문학상, 2015년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20년엔 작가의 업적 전반을 평가해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어린이청소년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한국 후보로 지명되었다.* 작가 홈페이지 leegeumyi.com
목차
너무 빠른 봄
아직 이른 봄
없는 사람
처음
그들만의 리그
봄바람
길 위에서
꽃가루 수분
낙오
우연과 필연
날카로운 첫 키스
스무 살
그날 밤
그 모든 것 이전으로
양지의 그늘
탯줄을 끊고
터널
손가락 하나의 힘
해후
선택
얼음이 빛나는 순간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