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도연아,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봐.
네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들어 있을 거야.”
“도연이는 아마 똥을 누면 물음표가 나올걸?”
친구들의 놀림에 도연이는 속이 상합니다.
호기심 많은 사람이 성공한댔는데, 아닌가 봐요.
호기심이 많은 건 나쁜 걸까요?
질문을 즐기는 문화아이들이 하는 말 가운데 쉽게 귀에 들어오는 단어가 바로 ‘왜요?’이다. 종알종알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말의 절반이 질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아이들은 질문을 하려고 태어난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 도연이도 하루 종일 질문이 끊이지 않는 ‘호기심 대장’이다. 우리는 ‘호기심은 탐구의 원동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사람이 공부도 잘하고, 이다음에 성공한다.’고 이야기한다. 도연이 역시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지만, 실상 질문을 하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친구들도 질문대장이라고 놀리기 일쑤다. 왜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른들은 무엇이든 알고 있고, 아이가 물은 질문에 반드시 정답을 찾아 줘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바쁜 일상 속에서 한두 번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나면, 당장 처리해야 할 일들과 질문에 답하기를 저울질하게 된다. 시간이 부족할수록 답은 성의가 없어지고 자칫 잘못된 답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때 아이가 반대 질문이라도 하게 되면 ‘조용히 하고 가서 공부해!’라는 말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앞뒤가 다른 말을 하는 어른 앞에서 아이는 점점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긍정의 경험을 한 아이는 호기심이 점점 자라고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원하게 되지만, 부정적 경험을 한 아이는 호기심이 줄어들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게 된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의 질문에 최대한 관심을 가지고 답을 하되 시간이 없어 답을 할 수 없거나 모르는 것이 있을 땐 아이가 직접 답을 찾아볼 수 있도록 제안하거나 함께 답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무감의 무게를 덜게 되면 질문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집이나 학교에서 질문을 자유롭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은 아이의 창의력과 인성 발달에 날개를 달아 주게 된다.
유대인들은 학생을 평가할 때 답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하는지를 본다고 한다. 또한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근거를 대는 대화 방식이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토론 속에서 아이들은 지적 호기심이 자라게 된다. 주입식,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 인성 회복 교육을 부르짓는 요즘, 우리가 유대인의 교육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호기심은 선물, 그것을 키우는 건 스스로의 몫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탁월한 장점이 ‘호기심’이라고 했다. 지능이나 특별한 재능때문이 아니라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탐구했기에 오늘날 역사와 세계인이 인정하는 과학자가 되었다.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그륀베르크 역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인생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항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발동시켜 자기만의 지식을 만들어라. 요즘은 인터넷 등 미디어가 발달하여 이용하기 편리하다. 호기심, 그리고 이를 통한 지식을 만드는 데에 이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바로 해결하게 되면 또 다른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깊이 있는 호기심으로 발전된다. 호기심이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 호기심은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다. 아이슈타인의 멋진 호기심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것처럼, 이야기 속의 도연이가 위험에 처한 친구를 구한 것처럼 말이다.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친구나 어른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지만, 호기심 대장 도연이처럼 책을 읽거나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방법을 권해 주고 싶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호기심을 해결해 나간다면 그것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추천 포인트》
· 호기심은 긍정적인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즐겁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 스스로 호기심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 초등 교과 연계 : 3학년 1학기 국어(Tm기) 2. 아는 것이 힘
2학년 1학기 바른 생활 1. 스스로 할 수 있어요
학교 가는 길에 도연이는 민준이와 혁재를 만났어요. 민준이와 혁재는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 뭔가를 구경하고 있었어요.
“와, 개미 봐라. 개미가 줄지어서 소풍을 가네.”
그 모습을 본 도연이는 물음표가 퐁퐁 솟기 시작했어요.
“개미집에는 개미들이 몇 마리나 살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개미한테 물어봐라.”
휴, 도연이는 한숨을 쉬고는 하늘을 바라봤어요. 솜털 같은 하얀 구름들이 둥실 떠갔어요. 그러자 또 물음표가 퐁퐁!
“구름은 왜 하얀색일까? 분홍색 구름, 파란색 구름은 왜 없을까?”
“난 분홍색 안 좋아하거든.”
“하늘이 파란데 구름까지 파라면 안 보이잖아.”
독서왕 상장을 받은 혁재였지만, 엉뚱한 대답을 했어요. 도연이는 그런 혁재의 얼굴을 보자 다시 물음표가 퐁퐁 솟았어요.
“사람은 왜 눈이 두 개, 콧구멍이 두 개, 귀가 두 개일까? 그러면 입도 두 개여야 하는데 입은 왜 하나지?”
“입이 두 개면 공부 시간에 얼마나 떠들겠어? 선생님이 시끄러워서 귀를 틀어막으실걸.”
민준이가 도연이를 향해 혀를 쏙 내밀었어요.
“수업 시간에 배울 걸 질문해야지. 넌 쓸데없는 호기심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공부를 잘 못하지.”
혁재가 쯧쯧, 혀를 차면서 도연이가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도연아,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봐. 네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들어 있을 거야.”
“도연이는 아마 똥을 누면 물음표가 나올걸?”
혁재와 민준이는 도연이를 한바탕 놀려 먹고는 학교로 먼저 뛰어가 버렸어요.
‘아, 답답해. 정말 답답해. 어떻게 해야 물음표로 가득 찬 이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을 수 있을까? 변기가 막히면 펑 뚫을 수 있는데, 내 가슴은 어떻게 뚫지?’
도연이는 화가 난 고릴라처럼 가슴을 쾅쾅 쳤어요.
도연이는 까만 물음표 책을 펼쳤어요. 그림을 별로 없고, 글자가 아주 많았어요.
차례를 펼치자 별의별 질문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어요.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그 안에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로 꽉 차 있었고요. 도연이는 눈이 점점 커졌어요.
“지구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 지구 속은 이렇게 생겼구나. 꼭 사과 같네.”
도연이의 호기심이 하나 해결됐어요. 마음이 시원해졌어요.
“뼈들은 어떻게 서로 붙어 있을까? 아, 인대라는 게 있구나. 뼈는 붙어 있는 게 아니었어.”
도연이는 호기심이 또 하나 해결됐어요. 목욕을 한 것처럼 편안해졌어요.
“발은 왜 간지럼을 탈까? 아하, 간지럼은 피부로 느끼는 건데, 발바닥이 예민해서 그런 거구나. 와! 옛날 그리스에서 사람을 고문할 때 간지럼을 태웠다고?”
도연이의 호기심이 자꾸 해결됐어요. 답답했던 마음이 창문을 열어 놓은 듯 상쾌해졌어요. 도연이는 까만 물음표 책 속으로 흠뻑 빠져들었어요. 가끔 어려운 단어가 나와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도연이가 궁금해 했던 세상의 모든 호기심들에 대한 답이 다 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