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숭례문은 서울로 들어가는 첫 대문이자,
조선 이후 육백 년 역사를 함께해 온 우리의 얼굴이었어.
오랜 세월 동안 몇 번의 큰 위기를 겪었지만,
다시 우리 앞에 당당히 돌아왔어.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으로 말이야! 신통방통 우리나라 시리즈 다섯 번째, 『신통방통 숭례문』이 출간되었다. 2008년 불에 타 손실된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의 문화유산 숭례문. 올해 말 복원을 앞두고 있는 숭례문을 환영하기라도 하듯, 신통방통 우리나라 시리즈는 ‘숭례문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또다시 우리와 함께 역사를 이어 갈 숭례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찬란하게 빛나는 문화유산, 대한민국 국보1호 숭례문은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한국의 성문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선 초기의 건축 양식을 간직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어서 1962년 12월 20일 대한민국 국보 제1호로 지정되었다.
나라의 수도를 지키는 동서남북의 성문 중 남쪽에 있는 문으로, 지방과 수도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 역할을 했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탓에 주변에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으며, 외국으로 사신을 보내거나 외국으로부터 사신을 맞이하는 것도 숭례문을 통해서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성문 여닫는 시간을 알려 주는 종루였고, 나라의 중요한 행사가 숭례문에서 이루어졌으며, 기우제나 기청제를 지내는 풍수지리적 장소기도 했다. 이처럼 숭례문은 나라의 상징적인 역할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한때 숭례문은 일제가 일방적으로 보물로 정한 것이었고, 화재로 소실된 적이 있기 때문에 국보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예술.건축.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지금까지 국보 제1호로 존재하고 있다.
뼈아픈 역사마저 고스란히 간직하고 언제나 우리를 지켜 주는 친구숭례문은 조선 태조 5년인 1396년에 짓기 시작하여 1398년에 완성된 이후 1447년과 1479년 두 차례에 걸쳐 크게 수리되었고, 계속 그 모습을 간직해 오다 일제강점기 직전 좌우 성벽이 헐리게 되었다. 그 뒤에도 크고 작은 보수가 있었지만, 2008년 방화 사건으로 인해 전면적인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제 숭례문이 옛 모습으로 복원되어 새롭게 우리 앞에 돌아올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나라가 흥할 땐 당당하고 가장 위엄 있는 대문이지만, 일제강점기나 전쟁과 같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땐 망가지고 부서지며 가장 먼저 고통을 겪은 것이 바로 숭례문이었다. 또 누군가의 잘못으로 화마에 휩싸이고 아픈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화재 사건을 계기로 숭례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일깨워졌다는 점이다. 복구공사가 한창일 때, 많은 사람들이 숭례문을 찾아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해 놓은 것을 보았다. 『신통방통 숭례문』도 이런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숭례문이 사람이라면, 혹은 정말 사람과의 교감이 가능하다면 숭례문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러 해 동안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복원에 대한 염원이 전해지면서 숭례문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마지막 정비를 하고 있다. 처음 지어질 때부터 육백 년 역사를 거슬러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우리 곁을 지켜 온 숭례문, 이제는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한다.
《추천 포인트》
· 다정한 친구처럼 숭례문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우리의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 ‘동화책’과 ‘학습서’, 두 가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친절하고 유익한 책입니다.
· 초등 교과 연계 : 2학년 2학기 바른 생활 3. 아름다운 우리나라
3학년 1학기 사회 3. 고장의 생활과 변화




그때였어요. 멀리서 내 쪽을 향해 달려오는 여자아이를 발견했어요.
‘어, 왜 그러지? 무얼 잃어버렸나?’
멀어져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 속에서 혼자만 앞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 아이의 모습이 유독 두드러져 보였지요.
“헉헉, 헉.”
여자아이는 숨을 고르며 내 앞에 서더니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번쩍 들어 올렸어요.
“이거……, 헉헉. 이걸 깜빡했어.”
뭘 깜빡했다는 걸까요? 그리고 이 아이가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걸까요? 설마…… 나?
“이 사진, 우리 할머니가 너랑 같이 찍은 거래. 보이니? 여기 이 아이가 우리 할머니야.”
나는 아이가 들고 있는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사진 속에는 옷차림은 다르지만 여자아이와 꼭 닮은 아이가 있었어요.
“너한테 이걸 보여 주려고 가져왔는데 깜빡했지 뭐야?”
여자아이가 계속 내게 말을 하는 동안 아이의 부모님이 왔어요.
“수지야, 이제 됐지? 가자.”
여자아이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면서도 몇 번씩 나를 돌아다봤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아이는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았어요.
수지……, 아까 그 아이의 부모님이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아요. 이 아이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요? 이 아이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친구들과 까르르까르르 웃으며 뛰어가는 수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는 그동안 내가 겪은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올랐어요. 처음 내가 이곳에 세워졌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많은 일들과 사람들 말이지요.
가마를 타고 지나던 임금님의 행차가 자동차로 변하고, 알록달록 신기한 차림을 한 외국 사신들의 행렬이 깃발을 앞세운 관광객들로 바뀌고, 소달구지와 지게에 물건을 가득 실어 와 열었던 장터가 빌딩 숲으로 바뀐 이곳에 나는 늘 그대로 서 있어요.
그리고 옛날에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아이들이 할머니가 되고, 또 할머니의 할머니가 되어 버린 지금도, 나는 늘 나를 찾아오는 아이들을 반기고 있지요.
앞으로 수지가 한 아이의 할머니가 되고, 또 할머니의 할머니가 되어도 나는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 거예요. 언제나 찾아와 기대어 쉴 수 있는 아빠처럼 말이지요. 그때도 지금처럼 멋진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
그러면 아이들이 내게 말하겠지요?
“우아, 4대문 중 네가 제일이구나!”
이제는 나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요. 아주 먼 옛날부터 당당하게 서울을 지켰던 그 모습 그대로 말이지요.
“내가 너희들을 지켜 줄게!”